안녕하세요.
첫 포스팅으로 선정된 사례는 미국의 새로운 도시개발 사업인 다운타운 프로젝트입니다.
수 많은 프로젝트와 스타트업 기업 중, 이미 몇 년 전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가 유독 이목을 끈 이유는 오랜 방식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과감함과 기업이 속한 지역사회 공동체의 상생을 도모하고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성장해가는 현재진행형의 프로젝트이기 때문입니다.
다운타운 프로젝트 (DOWNTOWN PROJECT 이하 DTP) 는 미국의 대형 인터넷 신발 쇼핑몰 자포스 (ZAPPOS) 의 CEO 인 토니 셰이가 2013년에 시작한 라스베가스 구도심 재생 프로젝트입니다.
토니 셰이 ( Tony Hsieh ) ZAPPOS CEO
회사를 아마존에 매각했지만 여전히 CEO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토니 셰이가 자신의 자산 중 3억5천만 달러를 직접 투자하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투자방식
정부나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의 투자로 도심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인데다가 투자 방식이나 위치도 대부분의 상식과는 달랐기에 언론의 많은 주목을 받게 되며 여러모로 많은 이들이 주시하게 되는 프로젝트가 됩니다.
앞서 말했듯, 도심 재개발은 보통 정부나 공공기관이 주도하여 민간 기업의 투자를 끌어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 많은 규제와 법률적 절차가 따라오기 마련이지만, DTP의 경우는 민간이 직접 기획하고, 투자하는 방식인데다, 규제에서도 매우 자유로운 편이었습니다.
다운타운 프로젝트에 속한 컨테이너 파크 (CONTAINER PARK) 쇼핑몰
투자금 중 2억 달러를 재개발 목표지역인 라스베가스 구도심의 부동산과 건물 등을 매입하는데 사용하고, 1억 5천만 달러는 재개발 지역에 창업하려는 개인기업이나 주택개발 업체, 레스토랑, 예술가들에게 투자하고, 그 후 2년간 약 300명의 사업주가 이 대출을 통해 도심에서 창업하는 성과를 만들어냅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그들의 꿈을 실현시키도록 도와주고 그들의 성공이 도심의 활성화를 불러오도록 하는 순환계획에 따른 진행이었습니다.
DTP 를 대표하는 레스토랑 중 하나가 된 eat 와 그 곳의 오너 Natalie Young
초반에는 다수의 언론들이 인터넷 기반의 회사이며 아마존 소속의 자포스를 만들어낸 토니 셰이의 이 신규 프로젝트를 ‘제2의 실리콘 벨리 프로젝트’로 규정지었고 실제로도 ‘라스베가스 테크 펀드’를 조성해 50여곳의 신생 스타트업 들을 보육하고 그들을 위한 공간을 DTP 내에 마련해 두기도 했습니다.
DTP의 비전
하지만, 토니 셰이의 궁극적인 목적은 ‘제 2의 실리콘 벨리’ 가 아니라 ‘제 1의’ 무언가를 만들기를 바라는 걸로 보입니다.
이미 라스베가스 구시청사에 자포스 본사를 이전시킬 때부터 그는 본사 직원들과 주민들,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마주치고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기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3C, Collision(충돌하고) Co-learning (함께 배우고) Connectedness (유대감을 갖는다)”
그들이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그들의 미션만 봐도 그것은 명확해집니다.
3C, Collision, Co-learning, Connectedness 로 대변되는 그들의 목표는 함께 배우고 충돌하고 교류하며 유대감을 가지게 함으로서 라스베가스 다운타운을 영감과 기업가적 에너지, 창의성, 혁신, 계층간 자유로운 이동, 새로운 발견이 가능한 곳으로 만드는 것을 돕는 것이고, 그렇게 되기 위해 단순 본사의 이전이 아닌 다양한 문화 사업과 도시 기반 사업의 확충에까지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홈페이지 소개란에 명시한 그들의 미션
“마법은 창업가들과 예술가들이 한데 모여있는 곳에서 나온다”
마법은 창업가들과 예술가들이 한데 모여있는 곳에서 나온다고 믿는다는 그들의 말은 그 들의 지향점이자 목표를 집약적으로 표현해줍니다. 영화사에 투자하고 각종 공연과 페스티벌을 끊임없이 기획하며, TED와 같은 강연을 계속하면서도 부족한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자동차 공유 프로그램을 만들고 공공주거 건물에도 투자하여 그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프로젝트의 미래
물론, 이제 4년차에 접어든 이 프로젝트가 모두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2014년에는 DTP의 투자를 받았던 사업주 3명이 사업 실패를 비관하며 자살하는 일이 발생하고, 그 일을 계기로 프로젝트는 재조명되기 시작합니다.
여전히 부족한 인프라와 합리적인 가격대의 주택이 제공되지 못하면서 외곽의 거주자들을 도심으로 효과적으로 끌어들이는데 실패해 인구는 더디게 늘어나고 있고 투자했던 기업 중 많은 수는 이미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스타트업의 데스벨리 단계를 성공적으로 빠져 나온 기업들은 그리 많지 않은 수준이며 토니 셰이는 DTP의 리더 역할에서 내려오며 (본인은 처음부터 리더 역할이 아니었다고 밝혔지만,) 프로젝트 내의 대규모 인원감축까지 단행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 프로젝트를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전례 없던 무언가를 만들어가며 발생되는 시행착오와 실패 속에서 지속적이면서도 자생 가능한 도심을 만들겠다는 그들의 계획이 계속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지방정부가 할 법한 일을 그들이 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들은 민간기업이며 (당연하게도) 수익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5년 후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토니 셰이의 말은 그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줍니다.
그럼에도, 의료보험 부분에서 지옥과도 같은 미국에서 월 80달러의 조합비만 내면 대부분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의료보험 협동조합 서비스 라던지, 미취학 아동들의 보육과 교육부분에도 투자하며 의료, 교육, 공동체, 교통 문제부터 지역의 소상공인을 살리는 프로젝트까지 지역 공동체의 행복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투자하고 진행해 나가는 그들의 행보는 일반 민간기업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들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결말은 아무도 예측하기 힘듭니다. 3억 5천만 달러의 돈은 사실 도시개발 프로젝트의 예산으로는 상당히 적은 금액이고, 이미 신규 투자를 줄이고 그들이 시작한 여러 사업들의 효율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토니 셰이는 계획보다는 빠른 진행을 보이고 있다고 했지만 여전히 장밋빛 낙관을 내놓기엔 너무도 부족한 결과물들이 모든 것을 대변합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갖는 상징성과 새로운 시도에 대한 그들의 접근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그들을 모티브로 하는 새로운 투자가 이루어지기 시작했고, 기업의 정의에 대해 새롭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선구자가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이미 그들은 새로운 상생의 모델을 제시하며 기업의 역할을 재정의 하고 있습니다.